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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노래

신의 고뇌와 참회, 레사

by 웹툰과 노래 2024.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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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레사(LESSA) 소개

레사(2012~2020), POGO, 네이버웹툰

  '레사'는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중간에 1년 간의 휴재를 거쳐 약 8년간 연재된 POGO 작가님의 만화로,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되었던 작품입니다.

  '디맨'이라는 이름으로 타락해 버린 자신의 아이들을 바라보는 신 '레사'와 사라진 여동생 '루시'를 찾기 위해 분투하는 인간 '레이널드'의 이야기가 웹툰의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종교적인 내용과 신화적인 내용이 잘 결합되어 있는 세계관과 섬세하고 예술적인 그림으로 이루어진 만화를 감상하다 보면 신화를 주제로 한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인간으로 태어난 레이널드의 소중한 것을 찾고 친구와의 우정을 쌓아 가며, 그리고 조금은 신 레사의 조금은 심오한, 자신의 과오를 참외해 가는 과정이 웹툰의 주제입니다. 하지만 이 방대하고 조금은 어려운 이야기에 지칠까봐 큰 걱정을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분명히 뼈대는 어둡고, 방대한 세계관이 얽힌 작품인데, 작가님의 센스 있는 유머 감각 덕분에 이야기에 지칠 때 쉬어가는 장면들이 등장하여 큰 무리 없이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섬세한 그림체로 그려진 낮의 신 '라', 밤의 신 '레사' 등 멋진 캐릭터들이 등장하기에, 꼭 웹툰에 담긴 신화적인 내용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그냥 캐릭터 그대로의 매력을 느껴도 좋은 작품입니다.

  상처받은 신의 고뇌와 참회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 POGO 작가님의 '레사'였습니다.

2. 배신당한 신의 상처 : 홍연 (안예은)

홍연(2016), <안예은>, 안예은

  '홍연'은 대한민국의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의 음악으로, 정규 1집 '안예은'의 수록곡입니다. 오디션 프로 'KPOP스타'에 안예은이 가수님이 등장했을 때 오디션곡으로 부른 자작곡이기도 하며, 본격적으로 안예은이라는 이름을 사람들에게 알린 곡이기도 합니다.

  안예은 가수님 특유의 애절한 창법과 슬픈 가사가 특징인 노래입니다. 웹툰의 주인공 레사는 믿었던 자신의 아이, 백성에게 배신당하는 일이 일어납니다. 함께 그 아이와 즐거웠던, 가사 내에서는 '찬란한 우리의 날들'이 '산산히 부서진다'는 내용이 마치 친구라 믿었던 아이에게 배신당하고 상처받은 자신의 마음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이 노래는 안예은 가수님이 영화 '왕의 남자'를 보고 영감을 받아 쓰게 된 곡이기도 한데요, 홍연의 화자를 연산군으로 생각한다면, 우리가 아는 '왕의 남자' 속 연산군의 이미지와 웹툰의 레사의 이미지는 조금 다르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녀와 헤어졌음에도 처절하게 그녀의 사랑을 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글픈 그들의 이미지가 겹쳐 보이게 됩니다.

  또한, '홍연' 제목의 의미는 인연이 되는 사람끼리 이어져 있는 붉은 실을 의미하는데요, 작품을 감상하시다 보면 이 제목 역시도 레사와 레이널드 사이를 암시하고 있음을 알게 되실 수 있기도 합니다. 그만큼 작가님의 '레사' 라는 웹툰과 공통점이 많은 노래입니다.

  배신당한, 혹은 세상이 허락하지 않은 상황에 대한 신과 왕의 상처와 아픔을 느낄 수 있는 노래, 홍연이었습니다.

3. 밤의 신의 후회와 참회 : 白日 (King Gnu)

白日(2019), King Gnu

  '白日(백일)'은 일본의 밴드 'King Gnu'의 2019년 발매된 디지털 싱글곡입니다. 일본의 드라마 '이노센스 원죄변호사'의 OST로 사용된 곡입니다.

  지금의 초라해져 버린 내 모습과 돌아갈 수 없는 예전의 모습을 그리며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죄를 후회하는 내용입니다. 또 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곡이기도 합니다. 마치 웹툰 속에서 자신의 과오를 참회하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계속해서 고민하는 레사의 모습을 담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보컬도 굉장히 섬세하고 부드러워서 만화 속의 레사의 목소리를 우리가 들을 수 있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느낌도 듭니다.

  흑백으로 담백하게 찍은 뮤직비디오가 정말 멋지기도 한데요, 음악에 몰입하여 연주하는 밴드와 가사말을 하나하나 감정을 담아 부르는 보컬 이구치 사토루의 미성과 가성을 오가는 노래가 잘 담겨 있습니다. 심플하지만, 어떤 뮤직비디오보다도 감정이 잘 느껴지고, 음악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전해지는 하나의 작품입니다.

  죄를 짓지 않는 이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지은 죄를 후회하고 뉘우치면서, 또 상처를 입은 이들을 함께 보듬어주면서 앞으로에 삶에 대해 계속해서 물음을 제시한다면 웹툰 속 주인공들처럼 조금씩 더 나은 내가 되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후회와 참회를 통해 더 나은 나로 향해 갈 수 있는 물음을 제시하는 노래, King Gnu의 '白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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